울릉도 그리고 독도,
언젠간 꼭 가봐야지 하면서도 쉬이 갈 수 없는 곳.
십여년 전 묵호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려고
무작정 떠났지만, 거센 파도로 출항을 못했던 그 곳
지난 일요일, 오랜동안 꿈 꿔왔던 울릉도를 향해 강릉에서 출발해봅니다.

– 첫째날 –
강릉에서 울릉도 까지는 약 3시간이 소요 됩니다.
일요일 오전 8시 출발임에도 빈 좌석을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여행객들로 터미널이 가득 찼습니다.


출항을 앞 둔 강릉항,
해가 막 떠오른 후라
방파제가 아름다운 색으로 물들기 시작합니다.

동해 먼 바다에서 바라보는 강릉은
처음인것 같습니다.

3시간 남짓 지났을까,
선내방송에 옅은 잠에서 깨어나니
어느덧 울릉도 저동항에 입항 합니다.

첫 여정은,
따개비밥과 꽁치물회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시작해봅니다.
*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께 저동항 인근의 ‘정애분식’을 추천 드립니다.
렌트카를 인수한 후,
해안도로를 따라 ‘태하’에 위치한 ‘울릉도 등대’ 로 출발합니다.
* 자유여행 떠나시는 분들은 렌트카가 필수 입니다.
대중교통, 택시 이용이 불편하기도 하고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태하’에 위치한 ‘울릉도 등대’는,
모노레일을 이용한 후 약 10분 정도 가벼운 산 길을 올라가면 됩니다.
이 곳에서 마주한,
바다와 하늘 빛은 잠시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울릉도 등대’를 내려와,
커피 한잔 하면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울라’로 이동합니다.
추산몽돌에 위치한 전망 좋은 카페 입니다.
울릉도 대부분이 가파른 지형이라 회전하는 도로가 곳곳에 있습니다.
해 질 즈음의 도로도 아름답습니다.

‘카페울라’
관광지 카페라 커피맛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제법 괜찮은 맛이었습니다.
이 곳에서 바라보는 멋진 풍경이
좋은 맛의 커피를 느낄만한 시간도 주지 않습니다.


– 둘째날 –

저동항에서 맞이한 일출,
그리고 11시 출항하는 독도행 배를 타는 일정 입니다.
아침은 ‘따개비칼국수’를 골랐습니다.
* 저동항 주변 식당은 대부분 맛집입니다. 어디서 드셔도 후회하지 않을 만한 곳이 많습니다.

일출을 본 후 저동항 방파제를 산책합니다.
손에 꼽기 힘들정도로 많이 본 등대지만,
울릉도에서의 등대는 유난히 아름다워보입니다.
노스탤지어…


독도행 배를 기다리며,
‘저동카페’에서 이 곳 만의 시그니쳐 아이스크림을 주문합니다.
아이스크림마저 맛 있습니다.


독도행 배에 승선 합니다.
‘경상북도 울릉군 남면도동 1번지…
지증왕 13년…
신라장군 이사부…’
머릿속에서 ‘독도는 우리 땅’
노래가 자동으로 재생이 됩니다.
사실 어찌보면 별거 아닌 섬 여행일 수 있지만,
또,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에 대해 커다란 부심을 느끼지도 않지만,
독도로 향하는 오늘 제 마음은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없는 벅차오름이 가득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망망대해를 2시간 남짓 지났을까,
독도에 다 다랐다는 선내 방송이 나옵니다.
그리고 입도를 위해 접안을 시도해보겠다는….
몇 번의 접안 시도 끝에 실패했습니다.
독도를 제 두 발로 밟아 보고 우리 땅 임을 느껴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선회만 한다는 방송…
그나마 선상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두 발이 아닌 두 눈으로 보고, 가까운 곳에서 가슴으로 독도를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바람과 파도가 거센 날은 선상에서의 선회 관광도 어렵다고 합니다.

30분 가량 독도 선회를 마친 후,
울릉도 저동항으로 향합니다.
접안과 선회관광에 소요된 시간이 예상보다 길었던지, 제법 빠른 속력으로 운항을 합니다.
여기저기서 배멀미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곡소리가 들립니다.
*울릉도, 독도 여행시 멀미약은 필수로 챙기실 것을 권합니다. 약국에서는 500원, 터미널 혹은 선내에서는 1,000원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동항 도착 후,
‘나리분지’에 위치한 ‘산마을식당’ 으로 향합니다.
산채정식을 주문합니다.
갖가지 신선한 산나물, 채소와 산채전 그리고 산채비빔밥 맛이 일품 입니다.


해가 지려고 합니다.
일몰을 보기 위해 ‘석포일출일몰전망대’로 향합니다.
적당히 차를 대고 가파른 언덕을 15분 정도 오르니,
전망 좋은 능선에 다다릅니다.
오르는 언덕길도, 갈대와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도 아름답습니다.
어제와는 다른 일몰 풍경은 또 다른 감동을 줍니다.



어둑어둑해진 석포를 뒤로하고,
‘도동항’ 으로 향합니다.
지난 해 태풍에 중간 중간 끊겨진 ‘해안산책로’ 를 걷습니다.


– 셋째날 –

오늘은 숙소에서 아침 식사를 합니다.
‘라 페루즈 리조트’ 에서 상쾌하게 아침을 맞이 합니다.
이 곳의 일출도 장관 입니다.
일출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고, 커피 한잔 들고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하기에도 좋습니다.

마지막날 여정은 ‘관음도’,
울릉도 여행의 백미 중 하나 입니다.
‘관음도’ 까지 가는 길도 아름답고,
섬까지 이어진 출렁다리와 섬에서 바라보는
울릉도와 부속 섬들의 풍경도 그야말로 황홀경 입니다.



흑백으로도 담아 봅니다.
어떻게 담아도 이 멋진 섬을
제대로 담아 내지 못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강릉으로 돌아가는 배편,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렌트카도 반납해야 하고 점심 식사도 해야합니다.
점심식사는 흔히 먹을 수 있는 ‘오삼불고기’ 입니다.
아… 이게 바로 ‘인생 오삼불고기 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만한 식감 입니다.
오징어가 너무 맛 있습니다.

‘인생 오삼불고기’로 식사를 마친 후,
울릉도 하나 라도 더 볼 요량으로 또 다시 도동항 주변과 해안 산책로를 걷습니다.
지난 밤에도 걸었던 같은 길 인데, 낮에 보는 풍경은 또 다른 감동을 줍니다.


이제 다시 강릉으로,
강릉행 배를 타기 위해 저동항으로…
저동항 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독도문방구’
아기자기한 기념품들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일제 때 사라졌다고 하는 우리 ‘강치’ 인형들을 보니,
맘 한 켠에서 울컥하는 마음이 듭니다.
그래도 지금은 우리가 지키고 있는 독도,
다시는 빼앗기지 않을 이 땅에
제가 서 있다는 안도감이 들기도 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후지필름의 X100V,
X-Pro2 와 XF10-24 렌즈만을 휴대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상황에서 CPL 필터를 UV 필터 앞에 체결한 후 촬영했습니다.
여러가지 스냅 상황에서,
백볼트는 훌륭하게 제 임무를 다했던 것 같습니다.
글 본문에는 없지만, 대부분 70mm 디지털 줌으로 촬영한 인물 사진의 결과물도 만족 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내장 ND필터는 여행 사진에서 너무나도 유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