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甲辰年)
‘푸른용의 해’라고 하니,
기왕이면 오름 중에서도 용눈이 오름을 올라보자.
물을 뜻하는 용의 순수 우리말 ‘미르’
낮이 되니 오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H2, 시그마 18-50

오름을 오르기전,
새벽의 고단함은 국밥 한 그릇으로 달래본다.


세개의 분화구가 마치 용의 눈 모양과 닮아 붙여진 이름.
용눈이 오름.
그런데 아무리 봐도 용눈을 못 찾겠다.
억새와 갈대들 사이로 그저 한가로이 풀 뜯고 있는 말들과 사람들만 보인다,


일출샷도 나중으로 미뤘는데,
낮이되니 추적추적 비 마저 내리기 시작한다.
올 한해 여려 일들이 잘 되려나 보다.
새해 첫날 부터 기대했던 대로 잘 되지 않는 걸 보니…


저 멀리 성산일출봉과 우도가 보인다.
머 또 이렇게 궂은날의 오름은 궂은대로 괜찮다.
춥지 않은 제주 겨울은 패딩 조끼 하나로 충분하다.

황토길인지 말똥길인지,
여튼 뭔가 꾸덕하면서 비옥한 느낌이다.

제주에 스무번은 넘게 와 본 것 같은데,
사실 오름은 처음이다.
혼자 오니 이렇게 오름을 오를 수 있구나…
한 걸음씩 나갈때마다 상쾌한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뭔가 용의 에너지를 받는 것 마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