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 Francisco 둘쨋날 … 금문교에서 오라클파크 까지

어제 종일 그리고 잠자는 내내 요란했던 비바람이 새벽이 되니 잦아 들었다. 샌프란시스코는 교통 인프라가 미국의 그 어느 도시보다 좋아 어디건 어렵지 않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금문교(Golden Gate Bridge) 도 예외는 아니다.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베이글 집에서 간단히 아침을 떼운다. 원래는 미리 저장해 놓은 도너츠 집에 가려고 했으나 아무래도 달달한 것 보다는 베이글이 나아 보였다. 우연히 들렀지만 아침 한끼 떼우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San Francisco 와 Sausalito 를 연결하는 Golden Gate Bridge 는 약 90년 전인 1937년에 개통되었다고 한다. 태평양을 가로 지르는 길이 1.6km 의 이 엄청난 다리를 그 시기에 설계하고 건축을 했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일기 예보 앱에 나온 일출 시간 보다는 살짝 늦게 도착했지만, 아직 걷치지 않은 구름때문에 금문교에서 해 뜨는 모습은 다음 방문을 기약해야겠다.

금문교에 막 도착했을때는 어둠이 남아 있었지만, 미리 구글맵에 저장해놓은 뷰 포인트인 ‘Golden Gate Looftop View Point’ 까지 천천히 걸어 본다. 101번 고속도로 아래 자전거와 보행자 통로로 바람을 맞으며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조깅하는 사람들이 관광객 보다 더 많을 정도이니 부지런히 나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한시간 반 남짓 금문교를 돌아보니 살짝 추위가 느껴진다. 어느새 금문교는 찬란한 캘리포니아의 햇살을 가득 품고 있다. 따뜻한 커피 한잔 생각이 간절해 진다. 금문교 입구에 있는 Equator Coffee 는 9시는 되야 문을 연다고 하니, 꼭 가보고 싶었던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Sightglass Coffee 1호점으로 향한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손에 꼽기 힘들 만큼 자주 방문했던 Sightglass Coffee 지만 처음 문을 연 1호점을 방문하니 뭔가 또 설렌다. 50kg 정도 되보이는 PROBAT 로스팅기가 입구에 자리하고 있고, 에스프레소바는 Spirit 2그룹 머신 2대가 위용을 뽐 내고 있다. 특이한 건 아무 경계가 없는 한켠에서 로스팅 된 원두 포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게 가능하구나… 하긴 뭐 과일이나 채소도 밭에서 그냥 따서 박스에 넣어 여기저기 판매되고있으니, 커피원두라고 특별히 별 다르게 관리하는게 어찌보면 이상한 것 같다.


매장은 그야말로 팩토리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컨셉의 카페가 10여년 정도 전부터 유행을 한 것 같다. 여긴 뭐 컨셉 잡을 필요도 없는 팩토리 그 자체다. 에티오피아 싱글 오리진을 Pour Over 로 마셔보았는데, 바리스타가 잘 내린 맛 있는 커피라는 생각이 들었다.

San Francisco Giants 의 홈구장인 Oracle Park. 야구장을 찾는 건 그 어떤 곳을 방문하는 것보다도 내겐 설레는 일 이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몇 번 본적 있는 이정후가 뛰고 있는 팀이기에 더 애착이 간다.

구단에서 운영하는 샵을 방문해보면 이 팀에서 누가 영향력이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다. 다저스 샵에 가보면 온통 오타니로 도배되어있다시피한데, 이 팀의 간판은 이정후임이 분명해 보일 정도로 여기저기 이정후 유니폼이 전시 되어 있다. 한글 저지는 가슴 뭉클하게 만들어주기 까지 한다. Sightglass Coffee 에서 대략 2.4km 남짓 걸어왔는데, 정말 와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외야쪽은 바다와 맞닿아 있다. 장외 홈런볼을 줍기 위해 경기전 부터 많은 카약과 요트들이 몰리는 곳이 바로 여기다. 홈런볼 줍는 목적 아니라도 그냥 즐기기에도 너무 아름다운 곳 이다. 시내에 자리 잡은 구장 위치는 버스, 트램, Socal 이라고 불리우는 기차 등 접근성 최고다. 물론 뉴욕 양키스 구장처럼 주차는 어렵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어린 시절 야구하면서 처음으로 접한 배트가 동대문 ‘야구인의 집’에서 구매했던 ‘Giants’ 알루미늄 배트인데, 그 Giants 구장을 거의 45년이 지난 후에 방문을 해본다. 추억과 함께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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