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Vietnam) 출장길(Buon Ma Thuot),

그 동안 대략 60여개 나라를 여행 혹은 출장을 다녔지만, 베트남(Vietnam)으로의 발길은 쉽게 닿지 않았다. 베트남 첫 여행을 호치민도 하노이도 다낭도 아닌 ‘Buon Ma Thuot’ 이라는 정말 생소한 이름의 작은 도시에서 열리는 커피페스티발에서 거래처와 함께 출장으로 시작해 본다.

나트랑(나짱, Nha Trang)공항에 도착해서 Buon Ma Thuot 까지는 180km. 우리 같으면 1시간 반에서 2시간이면 쉬지 않고도 편히 달릴 수 있는 길을 하루 종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4시간을 넘게 달린다.

그야말로 시골이다.

이런 길을 지났던 기억은 정말 한참 전 이었던 것 같다. 2001년 경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체르카시라는 시골 동네를 달렸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고, 2010년 경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어느 작은 마을을 이동할 때가 추억 될 정도로 현실에서 마주하기 쉽지 않은 풍경들 속으로 달린다.

베트남은 커피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디에서나 쉽고 저렴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꽤 작은 시골 카페에서도 베트남식의 드리퍼를 사용하여 커피를 추출한다.

연유가 들어간 베트남식 커피는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더군다나 베트남에서 주로 생산되는 로부스타는 고소하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수확철이 얼마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원두는 뉴크랍이다.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 여행때 가장 많이 먹었던 음식이 바로 베트남 쌀국수. 음식을 크게 가려 먹지는 않는 편이지만, 외국에서 딱히 정해놓는다거나 찾아놓는다거나 하지 않는 경우에 제법 자주 시켜 먹었던 음식인 쌀국수를 본고장인 베트남에서 먹게되니 그야말로 감개가 무량하다. 가격도 싸고 간도 제법 우리 입맛에 맞고, 맛 있다.

프랑스 풍의 바게트로 만든 베트남식 샌드위치인 반미(bánh mì)는 이 나라 사람들의 주 된 아침 식사인가 보다. 여기 저기 꽤 많은 노천 카페들이 눈에 띈다. 두쨋날 아침 식사는 반미에 커피…

출장지의 커피 가공시설은 그나마 도시였던 Buon Ma Thuot 에서 40분 가량 더 들어가야 한다. 정말 커피 말고는 다른 걸 찾아보기 힘든 닥농(Dak Nong)의 시골이다. 이 외진 곳에 이 멋진 커피 가공 공장을 지었으니, 용기와 결단에 경의를 표하고 싶을 정도다.

우리로 치면 백반집. 공장 지을 당시에 자주 와서 먹었던 동네 베트남식 백반집이라고 한다. 반찬도 밥도 맛 있고, 나물국이라 별칭된 국물도 제법 입맛에 맞는다.

새벽 2시에 일어나서 출발했고, 이틀 내내 생소한 곳에서 돌아다니니 고단함이 말이 아니다. Tiger 맥주 한잔하며 피로를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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